나승연씨는 영어 공부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서, 영어책을 소리내서 읽었다고 합니다.그럴때 발음도 억양도 그리고 표현도 자연히 입에 익혀짐으로써 대중앞에서 영어로 말하는데 부담감없이 나설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어로 말하기, 본 스쿨인턴 만큼 좋은것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수요 초대석>
‘더반의 여신’ 나승연 “영어 비결 뭐냐구요?”

평창올림픽 유치委 대변인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

나승연 대변인이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사무실에서 올림픽 유치 뒷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된 나승연(3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나 대변인은 지난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23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단아한 외모와 유창한 영어’로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이끌며 IOC 위원들의 표심을 얻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끈 주역이 됐다. 첫인상부터 ‘똑소리 날 만큼 똑똑함’이 묻어 나오는 그에 대해 사람들은 “한국 사람도 영어를 이 정도로 잘할 수 있구나”라며 부러움이 가득 찬 시선을 보냈다. 나 대변인을 지난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유치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1시간여 인터뷰로는 부족할 것 같아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떻게 지냈나요.

“사람들로부터 많은 칭찬과 격려를 듣고 있고, 귀국 다음 날부터 유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5)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그동안 잦은 출장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고 해요.”

― 누리꾼들 사이에서 ‘더반의 여신’이라 불릴 정도로 스타가 됐는데요.

“더반에 다녀온 뒤 동네 슈퍼에 갈 때나 엘리베이터에 탈 때 많은 분들이 얼굴을 알아봐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도 알아보고 사인 부탁을 해 오는 분들도 있어요…. 너무 과분한 대접 같아 쑥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란 인사를 받을 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몇 해 전 모 학습지 광고를 찍었는데, 최근 인터넷에서 다시 화제가 됐다고 하네요.”

― 지금 인기라면 선거에 나가도 당선될 것 같은데요.

“(누가 나에게) 관심 있겠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혹시 ‘정치’ 쪽에는 관심이 없는지 추가로 물었다.) 정말인데요…. 조만간 구성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불러만 준다면 좀 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예전에 했던 일(그는 아리랑TV에서의 앵커와 기자 생활을 접고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차렸다)을 하고 싶어요. ‘영어를 소재로 한 교육 사업’ 정도를 구상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호감을 갖는 이유에 대해 묻자 나 대변인은 “아마 제가 영어를 남들보다 좀 더 잘해서가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맞는 얘기다. 사실 유치위에 그가 대변인으로 합류한 것도 ‘유창한 외국어 실력’ 덕이 컸다. 평창의 프레젠테이션 때 나 대변인이 ‘오프닝’과 ‘클로징’을 담당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IOC 위원들이 편한 자세로 듣는 분위기 마련을 위해 영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내가 지목된 것뿐”이라고 말했다. 두 번의 유치 실패도 어찌 보면 ‘한국 냄새’를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유치위가 한국적인 풍취가 적은 나 대변인을 앞세웠고 이런 점이 적중한 것이다.

― IOC 위원들이 나 대변인을 특히 높이 평가한 이유는.

“일단 언어적인 문제가 가장 커요. (외국 사람들이) 노력하면서 듣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듣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처음엔 가족 얘기로 시작하고 평창 이외의 화제로도 애기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인 대화가 되는 게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IOC 위원이 혼자 있을 때 근처로 다가가면 약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다른 얘기를 하면 경계를 풀고 생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이후 자연스레 친해졌습니다.”

더반 얘기가 궁금했다. 더반에서 보낸 1주일에 대해 물었다. 그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던 1주일 동안 머리가 복잡해서인지 밤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정작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전날 밤에는 5시간이나 푹 잔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프레젠테이션이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전에 발표자들과 ‘강약’ 조절에도 신경을 썼다고 털어놨다. “연설 도중 눈물을 보인 김진선 특임대사의 ‘감동’과,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강한 ‘포스’, 김연아와 토비 도슨·문대성 IOC 위원 등 젊은 세대의 ‘진지함’, 그리고 박용성 회장의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더반에 온 모나코 왕자에 대한 ‘유머와 조크’ 등이 딱딱한 프레젠테이션을 감동과 웃음으로 가득 채운 셈이죠. 저는 단상에 올라서니 IOC 위원들의 눈빛까지 보이더라고요. 한 IOC 위원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인해 5 ~ 10표 정도가 평창 쪽으로 왔다고 전하더군요.”

― 본인 경험에 비춰 외국어를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

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했는데, 통역대학원도 다니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소리 내서 읽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오랫동안 이런 습관이 붙다 보니 외국어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외국에 가서 공부한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닌 만큼 (외국어로) 말을 할 수 없으면 소리 내 말하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영어 방송이나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흉내를 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서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어린 시절 외국 생활이 좋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아버지가 외교관이어서 2 ~ 3년마다 부임지가 바뀌었는데 어린 시절에는 이게 혼돈스러웠습니다. 옆 동네가 아니라 다른 나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친구를 사귈 만하면 이사 가고 하는 게 정말 싫더라고요. 제대로 말도 배우기 전인 4세 때 캐나다로 이사를 갔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죠. 한번은 공항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에게 ‘생긴 건 한국 사람인데 우리말을 못하느냐’며 구박당한 적도 있어요.”

―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유치위원장, 김진선 특임대사 등 평소에 만나기 어려웠던 분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요.

“개별적인 평가는 곤란할 것 같고…. 이분들에겐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아쉬울 것 없고 성공한 사람인데도 모르거나 모자라는 부분은 거리낌 없이 조언을 해 달라고 했고 잘 따라 줬지요. 부지런하고 잠도 없었습니다. 일할 때는 열성적이었고 여유 시간도 잘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

― 평창동계올림픽까지는 7년이 채 안 남았는데요.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2018년 2월 각 경기장의 스탠드가 꽉 찰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남은 동안 동계스포츠 스타를 키우고 사랑해 줘야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데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그는 다음 달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IOC 위원들이 한국을 찾아와 한국인의 스포츠에 대한 열기와 관심 수준을 직접 확인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최명식 차장(체육부) mschoi@munhwa.com

Posted by Christian Edu Min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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