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하는데 영어에 대한 말로 표현을 좀 바꾸면 “영어도 말해본 사람이 말을 잘한다.”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어떤 표현이 있을 때 이 표현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읽어본 사람이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고 한 번도 소리 내어 말해보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낫고, 또 말을 밖으로 소리 내어 읽어본 사람은 이 문장으로 실제 생활에서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한번 해본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며, 한번 말을 써먹어 본 사람은 매일 매일 생활 속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면서 사는 사람의 능수능란함을 따라 갈 수는 없습니다.
전에 영어로 말하기를 잘하는 비법에 대한 첫 번째 글에서 상당한 영어 실력이 있을 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말하기가 잘 안되어서 고민하는 대학생의 경우를 살펴보았었습니다. 영어로 말하기가 잘 안 되는 세 가지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아마 이 대학생의 경우는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에 생각해보는 두 가지의 가능성이 남게 됩니다.
아는데 말은 제대로 나오지 않을때
네 번째 문제는 머릿속으로 따져보면 확실히 알고 있는데 실제 말을 해보면 말로는 문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입니다. 영어로 말하기는 영어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뿐만이 아니고 입에서 소리를 만들어 내보내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개개의 단어에서 정확한 발음을 할 줄은 아는데 대화중에 문장 중에서 각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을 못하는 경우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금언은 여기에도 해당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의 의도는 좀 기분이 어떠십니까 하고 묻고 싶었고 F의 정확한 발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How are you peeling now?" 라도 말이 나온다면(저도 정말 오랫동안 이런 과정을 겪었습니다만) 이건 소리를 내는 연습의 문제입니다. 끊임없이 큰 소리를 내어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물론 원어민이 나를 쫓아다니면서 틀리는 발음을 교정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영어 테이프나 컴퓨터와 CD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혼자 연습하면서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이죠. 정확한 발음을 내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발음의 문제는 아니지만 " she have a hour." 이런 식으로 문법은 알지만 인칭과 동사를 연결시키는데 실수가 많고 관사와 명사의 조합이 잘 안된다면 이 또한 연습의 문제입니다. 남자를 she라고 지칭하는 등의 문제도 역시 연습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해서 아는 것과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대화 과정에서 말이 제대로 조건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 무슨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에 제 글에서 언급한 바대로 결국은 ‘큰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기’입니다.
쌍방향성의 대화의 어려움
말을 할 때 자신이 아는데도 자꾸 실수(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하거나 틀린 발음을 하는 것)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영어 실력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자신의 결함을 빨리 고치고 영어 실력이 더 빨리 늘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말을 하는 사람을 자꾸 위축시켜서 말을 덜 하게 만들고 말을 하기 전에 머릿속에서 완전한 문장을 구성한 다음에 입으로 내보내는 습관을 들이게 되는데 많은 영어 선생님이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 합니다. 듣기도 직청직해가 중요한 것처럼 말하기도 바로바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습관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데 이렇게라도 연습하면서 말을 하면 점차 습관이 되어 제대로 말을 내보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하고 저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대화란 것이 쌍방향성이다 보니 머릿속에서 문장 만들다가 타이밍을 놓쳐 의사소통을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이 문제를 인지하고 고치려는 동시에 한다면 결국 극복될 만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영어 실력을 깎아내리는 자신감의 부족
다섯 번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감의 부족입니다.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영어공부의 달인들이 항상 하는 말이 영어가 부족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틀린 말이라도 자꾸 하면서 배짱을 쌓아야 영어가 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틀린 표현을 쓰기를 두려워해서 아예 말을 적게 하는 것은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다른 민족에 비해 더 많이 갖는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알지 못하는 내용을 가지고 자꾸 말하는 것을 경박하다고 보는 유교적 전통 때문인지 저 자신도 이런 경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위에 자동차를 사면서 딜러와 직접 대면하지 못하고 이메일로 왕래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했던 것도 그렇고 이메일을 미국친구에게 매번 확인을 받았던 것도 사실은 영어실력을 늘리는 공부 차원도 있었지만 틀린 문장을 상대방이 보고 비웃을까봐 두렵기도 했고 제 의도가 잘못 받아들여 질까봐 걱정도 되었던 면이 있습니다. 물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손해가 될 수도 있으니 사소한 어감의 차이까지도 따지는 것이 정상일겁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는 사람이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학급에서 토론하는데 이런 사소한 실수를 두려워해서 말문을 닫아버리면 실력이 늘 길이 없습니다. 예전에 ‘나는 이렇게 영어도사가 되었다’라는 류의 책을 많이 있었었는데 조금 옛날이라 그런지 고궁에 가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외국 관광객에게 말을 많이 걸어봤다는지 아니면 길을 가는 주한미군을 붙잡고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는 용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보았습니다. 지금은 지천에 원어민 학원이니 이렇게 해서 남들에게 불편을 줄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이렇게까지 하면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의 용기는 정말 어마어마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인에게는 외국어인 영어가 말하다보면 틀리는 것이 정상이고 외국인이 한국말을 틀리게 해도 너그럽게 받아들이면서 왜 영어가 틀리는 것을 그토록 부끄러워하느냐고 말하는데 맞는 말이되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틀리는 것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바로 제가 그 대표적인 이런 강박증 환자였습니다. 이 부끄러움 증을 극복하는 길은 사실 한번쯤 원어민들 사이에 풍덩 빠져서 억지로 말을 만들어 쓰면서 살아보는 것입니다. 무수하게 틀리는 말을 하겠지만 자신의 실수와 남의 표현을 통해서 뭐가 바른 말인지 하나씩 배워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에 저에게 메일을 주신 대학생의 경우는 영어연수를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영어공부의 10단 피라미드에서 9단까지는 쌓았는데 가장 위에 10단에 벽돌 하나만 올리면 되는 사람들은 영어 연수로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 수 있습니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틀리면서 되는 대로 부끄럼 없이 말을 하다가도 선생님이 지적해주는 것을 하루에 하나씩만 고쳐도 이렇게 쌓인 자산이 나중에 훌륭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갑자기 영어 발표가 닥쳤을 때의 응급 처치
마지막으로 참고할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전에 미국의 모 대학에 자연과학 분야로 포닥(postdoctoral fellow)을 하기 위해 미국에 막 오신 분께서 저에게 연락을 주신 적이 있는데 편지내용은 생략하고 질문의 요지만 말씀드리면 일주일후에 첫 번째 발표가 있는데 영어실력이 도저히 남들 앞에서 발표할 수준이 안 되는데 발표는 해야 한다. 무슨 응급조치가 없을까 하고 물어오셨습니다. 이런 경우는 위에 말씀드린 방법을 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 제가 추천 드린 방법은 슬라이드를 종이로 출력을 한 후에 이 슬라이드에 말할 내용을 문장으로 옮겨 적고 집중적으로 수십 번씩 큰 소리로 읽으면 서서히 외워지므로 일주일 동안 집중 연습을 한 후에 막상 발표 시에는 슬라이드를 보면서 슬라이드에 적혀진 요지를 토대로 연습한 문장을 말하시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이 별다른 비결도 아니고 생각하면 다 생각해 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다급한 사람에게는 누가 말해주기까지 바로 정신을 추스르고 생각할 수 없을 내용일 수도 있어서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실까봐 적어보았습니다.
출처 : http://ko.usmlelibrary.com/entry/english-speaki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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