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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인턴 생생 체험담

지난 한 달 간의 인턴 생활 [스쿨인턴/캐나다 해외 인턴쉽/테솔]

by Christian Edu Ministry 2010. 10. 21.

안녕하세요, 정성원 스쿨인턴 입니다.
캐나다 도착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

벌써 한 달하고도 며칠이 더 지났네요.

캐나다 오기 전부터 여러 곳에서 ‘제 하기 나름’이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은 터라 애초에 뭐라도 제가 알아서 할 일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처음 학교에 가던 날이 생각나네요.

 

어쩌면 아무도 내게 말 안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도착했는데 ‘네가 한국에서 온 에스더니?’, ‘

만나서 반가워’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

한국에서는 뭘 하다가 캐나다에 온 건지’ 등등 모든 선생님들께서는 반갑게 절 대해주시고 첫 날 제가 뭘 해야 하는지도 시간표를 짜주시는 바람에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렇게 첫 날은 아무일 없이 무난히 지나갔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2학년 B반의 수업 모습입니다. 어느 학년을 막론하고 들어갈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선생님의 질문에 모든 학생들이 서로 대답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은 정 반대였습니다
.

어제와 같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는데 몇몇 선생님들과 인사를 한 후에는 첫째 날 생각했던 것처럼 아무도 저를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교실에서 무슨 수업을 하는지도 몰랐던 저이기에 하루를 통째로 허송세월 하다시피 했던 게 생각나네요.

물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저만의 스케줄을 짜기 위해 전 학년의 시간표가 필요하다고 교장선생님께 말씀 드렸더니 알았다고 하시고는 그 다음날 전 학년의 시간표 대신 대략적인 제 시간표를 아예 짜주셨습니다.-_-;

그날부터 제 스케줄은 빼곡히 메워져 가기 시작했고,

한 달이 지난 지금은 1학년을 제외한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대부분의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교에 있는 조기유학생들 중에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학생들이나 수학이 부족한 캐네디언 학생을 도와주고 간혹 class trip이나 시험 등으로 제 도움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내는 가정통신문을 번역하면서 지냅니다.

 

지금은 한 달 간 인턴 생활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다른 선생님들이 말을 하면 잘못 이해해서 황당한 적도 많았고,

동문서답한적도 많고 했지만 영어만 자꾸 쓰다 보니 지금은 대부분 한 번에 잘 알아 들을 정도로 듣는 것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선생님들께서 제게 말할 때는 보통 때보다 조금 천천히 말해주시는 정도의 배려도 해주시긴 하지만요.

 

아이들은 처음엔 시큰둥하기도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보기도 하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일상이 된 만큼 복도에서 간혹 익숙한 아이들 마주치면

Hi 내지는 Hello 하고 인사하고 그럽니다.

가끔은 아이들이 먼저 인사할 때도 있구요 .^^

 

학교에서 실수했던 것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이번 주는 이 시간에 계속 시험이 있으니 이번 주는 교실에 안 와도 된다고 하셨는데,

하나도 못 알아 듣고 있다가 맨 마지막 부분에서 ‘지금 시험 중이라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만 알아듣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끈덕지게 교실 찾아갔다가 다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목요일에서야 제대로 알아듣고 금요일만 교실에 안 갔답니다.

목요일에 교실에 갔을 때 그 선생님의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은 못 잊을 것 같네요..;;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보다는 영어가 많이 나아졌구나 하는 것을 느끼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처음엔 말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한국어로는 참 쉬운 단어인데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몰라서 애먹은 적도 많구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나 친구들이랑 통화하게 되면 제 이야기만 하느라 정신 없었는데,

어느 순간 영어가 익숙해졌고 가끔은 제가 말하고도 놀랄 정도로 정확한 영어 표현을 쓰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말을 배울 때는 자꾸 듣다 보면 저절로 따라 하게 된다는 것이 맞는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말하기보단 듣기가 더 익숙했던 저는 여기서도 열심히 듣습니다.

비록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알게 모르게 얻어 지는 것이 많다고 느낍니다.

제가 말하는 영어는 돌이켜보면 어디선가 들었던 영어이니까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들을 것이며,

말도 더 열심히 하렵니다. : )

 

홈스테이 생활은 한 마디로 줄이자면 참 좋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가정은 종종 홈스테이 아이들끼리 장난치거나 말다툼하다가 큰소리 나고 하는 것만 제외하면 너무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입니다.

아침에 식사 전에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식사 전에 기도로 하루를 마칩니다.

저녁 먹고 디저트 먹으면서 가족원이 돌아가면서 성경도 읽구요.

덕분에 한국에서는 잘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여기 와서 꼬박꼬박 하게 되었네요. : )

보통 학교 마치고 집에 오면 4시 정도 되는데 저녁 먹기 전에는 보통 차 마시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 하면서 보냅니다.

저녁 먹고 나서는 홈스테이 가족들이랑 TV나 영화를 볼 때도 있고 제 할 일 할 때도 있고 그럽니다.

주말에는 홈스테이 가족들이랑 같이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끔은 홀로 다운타운으로 외출하기도 합니다.

음식이나 생활에 있어서도 불편한 것 없구요.

다만 한국에서는 다 사먹었던 음식들인데 여기서는 홈메이드라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네요.

여기 오시면 다른건 몰라도 빵,피자,스파게티,치킨은 정말 원 없이 드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 드리고,

마지막으로 홈스테이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쓰고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 )


 

<저녁식사 때 같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 중국인 학생, Cherry와 함께 제 방에 있는 소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Cherry는 John이 선생님으로 있는  크리스챤 하이스쿨에 근무하시고 계십니다. >

 

9월 말쯤이었나..

저 말고도 중국인 고등학생이 여기 홈스테이에 같이 있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었드랬죠.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영어시간에

Would you mind~? 로 시작하는 문장이나 부정의문문에서는

No가 Yes 의 의미고 Yes가 No의 의미라는 것을 배워서 알고는 있었습니다.

호스트 맘이 묻기를 저와 중국인 학생에게 각각 브로콜리 안 좋아하지?

더 안 먹을꺼니?

라고 물었는데 둘 다 고개 끄덕이면서 ‘응’ 이랬습니다

(Yes 라고 말한거죠 -_-;

중국인 학생도 그렇게 대답하는 거 보고 내심 전 속으로 저거 한국말인데..

라는 생각도 잠시 했구요;)

그랬더니 당연히

No를 예상하고 있던 호스트 맘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브로콜리 먹을래?

정말 더 먹을꺼야?

묻더라구요.

이때는 둘 다 No

라고 답했구요.

아까와는 다른 대답이 돌아오자 다시 그래 너 브로콜리 안 좋아해.

맞지?

그래 너 배불러 보여,

그렇지?

또 둘 다Yes.

여기서 문제가 된 건 네..

접니다.

ㅋㅋ 그랬더니 호스트 맘이 ‘으아~’

이러더니 (저것도 한국말인데..라는 생각 잠시 또 했죠 ;;)

브로콜리 한 손 가득 들고는 yes or no?

이러더라구요.

당연히 No, thank you 했죠.

그제서야

All right. No thanks.

그리곤 해결되었는데,

그 뒤로도 좀처럼 고쳐지질 안네요.

며칠 뒤에도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지니까

NONONONONONO!!!!!!!! You have to say ‘No’

라는 말까지 들었네요-_-;

이론으로 학교에서 배울 땐 그냥 그려려니 했었는데 실전에서 다시 한 번 정말 제대로 배우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부정문으로 물어보면 의식하고 좀 생각하다가

No라고 대답하는데,

한국에서의 습관 때문에 종종 Yes가 튀어나오네요;;

언젠간 의식 안 해도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꺼라 생각해 봅니다. : )